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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그 안의 진실을 마주하다 – 넷플릭스 《D.P.》.(서론, 탈영병을 쫓는 사람들, 강렬한 연기, 왜 도망쳤을까, 결론)

by ideas9831 2025. 4. 17.

D.P

서론


군대는 한국 사회에서 언제나 민감하고 무거운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이 직접 경험하게 되는 공간이지만, 그 내부의 실체를 솔직하게 다룬 콘텐츠는 드물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이 민감한 영역을 정면으로 파고들며 강한 울림과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탈영병 추적조’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군 조직 내의 병폐, 계급 간 폭력,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단순한 군대 드라마를 넘어,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과 상처를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원작은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이며, 이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는 2021년 시즌 1에 이어 2023년 시즌 2까지 공개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한국은 물론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한국 군대의 현실’을 강렬하게 전달한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논의를 이끌어내며 문화 콘텐츠 이상의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탈영병을 쫓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

《D.P.》는 헌병 소속의 특수 임무조인 **탈영병 체포조(D.P.)**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 **안준호(정해인 분)**는 훈련소를 마치고 조용히 군 생활을 하려 했지만, 특유의 관찰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아 D.P.로 차출됩니다. 그리고 그는 상급자 **한호열(구교환 분)**과 함께 탈영병들을 쫓는 임무를 맡게 되죠. 이들은 단순히 도망친 병사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 병사들이 왜 도망쳤는지, 어떤 상황 속에서 탈영을 결심했는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탈영병의 사연이 등장하고, 그 속에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계급 내 괴롭힘, 무책임한 간부들 등 한국 사회와 군대의 어두운 단면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D.P.》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시청자는 어느새 ‘잡아야 할 대상’이 아닌,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되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

《D.P.》의 진가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력에서 드러납니다. 주인공 정해인은 기존의 부드럽고 착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냉정하면서도 내면의 갈등을 품은 인물 안준호를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특히 구교환이 연기한 한호열은 능청스럽고 자유분방한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준호와의 브로맨스를 통해 무거운 분위기 속 유일한 숨통이 되어줍니다.

이외에도 김성균, 손석구, 지진희 등 다양한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탈영병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 인물들의 연기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들의 눈빛, 울음, 말투 하나하나가 실제 사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이며, 시청자들은 매 순간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연출 또한 매우 탁월합니다. 과도한 미화나 극적 연출 없이, 담백하고 사실적인 화면 구성은 군대라는 공간의 차가운 분위기와 공허함을 그대로 전합니다. 실내의 조명, 군복의 질감, 생활관의 숨 막히는 공기까지 화면 속에 고스란히 담기며, 마치 우리가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생생함을 자아냅니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왜 도망쳤을까’

《D.P.》는 단순한 스토리 이상의 사회적 메시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반복적으로 “왜 도망쳤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로 하여금 군대 내 권력 구조, 청년들의 정신 건강, 조직 내 무관심 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시즌 2에서는 군 내부에서 벌어지는 폭력뿐 아니라, 이들을 외면하고 방관하는 시스템 전체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며 한층 더 무게감 있는 주제를 다룹니다.

작품은 ‘탈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사회 전체가 만든 결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단순히 도망친 병사에게 돌리는 것이 아닌,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와 환경을 직시하게 하죠. 특히 마지막 회에서 등장하는 국회 청문회 장면은, 실제 현실에서도 여러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며 시청자에게 큰 충격과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론: 우리가 외면해왔던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드라마

넷플릭스 《D.P.》는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되어 왔던 군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그것도 단순한 비판이나 자극적인 묘사에 그치지 않고, 진심 어린 시선과 깊이 있는 접근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군대를 경험한 이들은 공감했고,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충격을 받으며, 우리는 모두 이 드라마를 통해 ‘국가가 만들어낸 작은 사회’인 군대의 민낯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재미있는 콘텐츠’를 넘어서, 한국 사회의 병리적 구조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귀중한 드라마입니다. 아직 시청하지 않았다면 지금 넷플릭스에서 《D.P.》를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당신도 한 번쯤은 질문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왜, 누군가가 도망쳤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을까?”